올해 5월, 국세청에서 카카오톡 알림이 왔다. "종합소득세 신고 안내드립니다." 작년에는 세무사한테 15만원 주고 맡겼는데, 올해는 직접 해보기로 했다. 홈택스에 로그인까지는 성공했다. 거기서 10분 동안 화면만 들여다봤다. 모두채움신고, 일반신고, 단순경비율, 기준경비율 — 단어는 전부 한글인데 무슨 뜻인지 하나도 모르겠었다.
세무사 비용이 아까워서 직접 하기로 했다
작년에 사업 첫해라 세무사한테 종합소득세 신고를 맡겼다. 수수료가 15만원이었다. 매출이 크지 않았으니까 세금 자체도 많이 안 나왔는데, 수수료 15만원은 그대로 나갔다. 세무사가 정확히 뭘 해줬는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. 홈택스 자료 넘겨달라고 해서 보내줬고, 며칠 뒤에 "신고 완료했습니다" 문자가 왔고, 그게 전부였다. 내가 낸 세금이 맞게 나온 건지, 더 줄일 수 있었던 건지 아무 설명도 없었다.
올해도 맡기려다가 마음이 바뀐 건 같은 상가 건물에서 가게 하는 사장님 때문이다. 비슷한 매출 규모인데 작년부터 홈택스로 직접 신고한다고 했다. "모두채움이라고 국세청에서 거의 다 채워주는 게 있어, 확인만 하고 제출 버튼 누르면 돼"라는 말에 혹했다. 삼쩜삼 같은 앱도 깔아봤는데, 환급금에서 수수료를 떼가는 구조였다. 어차피 수수료 낼 거면 세무사한테 맡기는 거랑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. 그래서 그냥 홈택스로 직접 해보기로 결심했다.
홈택스에서 실제로 막힌 부분들
첫 번째 벽은 로그인이었다. 공동인증서가 만료되어 있었다. 은행 앱 열어서 인증서 갱신하는 데만 20분 걸렸다. 간편인증으로 카카오나 네이버로도 로그인할 수 있다는 걸 한참 뒤에야 알았다. 처음부터 간편인증으로 했으면 5분이면 끝났을 텐데 아까운 시간이었다.
로그인 후에는 신고 유형 선택에서 멈췄다. 국세청 알림에 "E유형"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E가 뭔지 전혀 몰랐다. 검색해보니 간편장부 대상자 중 기준경비율 적용 대상이라는 설명이 나왔는데, 그 설명부터 이해가 안 됐다. 일단 "모두채움 신고" 메뉴를 눌러봤더니 소득 금액이 자동으로 채워져 있었다. 작년에 번 사업소득, 3.3% 원천징수된 기타소득까지 국세청이 전부 알고 있었다. 이건 좀 놀라웠다.
문제는 자동으로 채워진 내용에 빠진 게 있었다는 거다. 하반기에 짧게 했던 외주 작업 소득이 하나 안 잡혀 있었다. 직접 추가하려고 소득 입력란을 찾는 데 또 시간이 걸렸다. 인적공제 부분도 헷갈렸다. 부양가족을 추가하면 공제를 더 받을 수 있는데, 부양가족 요건을 정확히 몰라서 또 검색했다. 만 60세 이상 부모님, 만 20세 이하 자녀가 기본 요건인데, 부모님이 연금소득이 있으면 공제가 안 될 수도 있다는 내용을 보고 결국 확신이 안 서서 빼고 제출했다. 나중에 알아보니 연금소득 연 516만원 이하면 공제 대상이었다. 그걸 미리 알았으면 세금을 좀 더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.
경비율도 선택 장면이 있었다. 단순경비율이 자동 적용되어 있었는데, 기준경비율로 바꾸면 세금이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됐다. 하지만 기준경비율은 매입비, 임차료, 인건비 같은 주요 경비를 직접 증빙해야 한다고 해서 건드리지 않았다. 증빙 자료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괜히 바꿨다가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. 결국 홈택스 앞에서 2시간을 보냈다. "확인만 하면 된다"는 옆 가게 사장님 말이 살짝 원망스러웠다.
제출하고 나서야 알게 된 것들
신고서 제출을 누르니 접수번호가 뜨면서 끝났다. 그런데 바로 밑에 작은 팝업이 하나 떴다. "지방소득세 신고 바로가기." 이때 처음 알았다.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면 그 세액의 10%를 지방소득세로 따로 신고해야 한다는 걸. 홈택스가 아니라 위택스라는 별도 사이트에서 해야 했다. 이걸 몰랐으면 미신고 가산세를 맞을 뻔했다. 그런데 홈택스 신고 안내 화면 어디에서도 "지방소득세 별도 신고 필수"라는 문구를 크게 본 기억이 없다. 팝업 하나가 전부였다.
위택스에서 또 인증하고 신고서를 작성했다. 다행히 홈택스에서 넘어온 데이터가 자동으로 채워져 있어서 이건 10분 만에 끝났다. 환급금은 6월 말쯤 들어올 줄 알았는데, 실제로는 7월 초에 입금됐다. 금액은 기대보다 적었다. 원천징수로 떼인 금액이 꽤 있으니까 많이 돌려받을 줄 알았는데, 경비율 적용하고 계산하니 생각만큼 안 남았다.
그래도 한 번 해봤으니 흐름은 잡혔다. 로그인은 간편인증으로 하면 되고, 모두채움 화면에서 소득 빠진 거 없는지만 확인하면 되고, 인적공제 부양가족 요건은 미리 체크해두면 된다. 내년 5월에는 30분이면 끝낼 수 있을 것 같다. 다만 매출이 늘어서 기준경비율이나 복식부기 단계로 넘어가게 되면 그때는 세무사를 다시 쓸 생각이다. 아직은 그 단계가 아니니까 당분간은 셀프 신고를 이어갈 계획이다.